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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2

글 없는 나라 – 문자 없이 전해지는 구전과 기호의 세계 구전의 힘 – 말로 이어지는 지식과 역사인류가 글자를 발명하기 이전, 지식과 역사는 오직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구전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라, 공동체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문화를 지속시키는 핵심적 역할을 했다. 고대 사회에서 구전은 일종의 기록이자 교훈의 역할을 했으며, 세대 간 경험과 지혜를 연결하는 생생한 통로였다. 구전은 사람들의 기억력과 언어적 창의력을 극한까지 활용하도록 강요했으며, 이야기꾼들은 기억과 표현의 달인으로 공동체 내에서 특별한 지위를 누렸다.구전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단순한 이야기 전달을 넘어 사회적 규범과 가치관을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어, 사냥 부족이나 유목민 사회에서는 계절의 변화, 사냥 방법, 약초 사용법과 같은 실용적 지식이 구전을.. 2025. 9. 4.
만지는 언어 – 점자 이전의 촉각 소통법 시각을 대신한 감각: 촉각 소통의 기원과 필요성인류는 언어라는 강력한 의사소통 수단을 통해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나누어 왔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말과 글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선천적 혹은 후천적인 시각 장애를 가진 이들은 문자와 그림, 제스처와 같은 ‘눈으로 읽는 언어’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소통의 길을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들은 다른 감각, 특히 손끝으로 세상을 읽어내는 촉각을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언어 체계를 만들어왔다.촉각 소통의 기원은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문명에서부터 사람들은 돌이나 나무 표면에 음각을 새겨 넣어 기록을 남겼다. 시각 장애인들은 눈으로는 볼 수 없었지만, 손가락을 움직여 돌출된 형태를 따라가면서.. 2025.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