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3 에티오피아 불 점프 결혼식 결혼을 향한 도약: 불 점프 의식이란?에티오피아 남서부 오모 계곡에는 수많은 소수 민족이 살아가며, 이들 중 특히 독특한 문화로 주목받는 부족이 하마르족(Hamar)이다. 하마르족은 유목 생활과 자연 중심의 삶을 기반으로 오랜 세월 동안 자신들만의 고유한 전통을 지켜왔다. 그중에서도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의식이 바로 ‘불 점프(Bull Jumping)’다. 이 의식은 단순한 결혼식 전 단계가 아니라, 소년이 남자로 거듭나기 위한 일종의 성인식(Rite of Passage)이자, 결혼의 전제 조건이 되는 통과의례다.이 의식은 하마르족 사회에서 대단히 중요하게 여겨지며, 특정 남성이 성숙하고 결혼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부족 전체에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절차다. 쉽게 말해, 결혼의 첫 관문인 셈이다. 어떤 남.. 2025. 6. 13. 몽골 샤먼 축제 신비로운 경계: 샤먼 축제에서의 초월의식 체험몽골의 광활한 대지 위에서 열리는 샤먼 축제는, 단순한 문화적 이벤트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 축제는 인간과 영혼,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드는 초월의식의 무대다. 나는 이 축제에 참여하면서, 일상적인 인식 너머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는 경험을 했다. 몽골의 샤먼들은 독특한 옷차림과 장식, 타악기 소리, 노래와 주문을 통해 트랜스 상태에 들어간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특정한 리듬을 따라가며, 마치 의식 전체를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고 참여자들을 그 안에 녹아들게 만든다.내가 참석한 의식에서는 샤먼이 북을 치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는 움직임이었지만, 점점 반복되는 리듬과 음향 속에서 나 역시 그 리듬에 동화되었다. 이 과.. 2025. 6. 13. 스페인의 토마토 전쟁 ‘라 토마티나’ 참전기 토마토 전쟁의 서막: ‘라 토마티나’의 기원과 분위기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의 작은 마을, 부뇰(Buñol). 평소에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이 마을이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만 되면 붉은 물결로 뒤덮인다.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라 토마티나(La Tomatina)’ 축제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 날을 위해 전 세계 수만 명의 사람들이 부뇰에 몰려든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 역시 일 년 중 가장 흥분되는 이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러나 이 축제는 단순한 토마토 던지기 행사 그 이상이다. 그 기원은 생각보다 우연에서 시작되었다.1945년, 마을의 전통 퍼레이드 도중 일부 젊은이들이 무대에서 노는 참가자들에게 장난삼아 야채를 던지기 시작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 장난은 걷잡을 수 없는 투척 난장으.. 2025. 6. 12. 인도네시아 ‘토라자족’의 시신과 함께 사는 장례문화 죽음을 삶의 연장으로 여기는 토라자족의 세계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위치한 토라자(Toraja)족은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장례문화를 지닌 소수민족이다. 일반적으로 죽음은 삶의 끝으로 인식되지만, 토라자족에게 죽음은 단절이 아닌 또 다른 삶의 시작이자 연속이다. 이들은 죽음을 두려움이나 슬픔의 대상이 아니라, 존경과 사랑으로 받아들이며, 그 문화는 세대를 넘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토라자족의 문화에서는 사람이 사망한 직후 바로 장례를 치르지 않는다. 대신, 시신을 가족과 함께 오랫동안 집에 모셔두며, 여전히 '아픈 사람(톰마쿨라)'으로 대우한다.토라자족의 세계관은 아님(Ani’mamase)이라는 조상 숭배 사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들은 인간이 죽은 후에도 영혼이 가족과 공동체의 일원으로 존재한다.. 2025. 6. 12. 핀란드의 사우나와 수영장의 이상한 조합, 몸이 먼저 기억한 충격의 힐링 1. 핀란드에서 사우나는 문화이자 종교다.핀란드에 도착한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문화적 충격 중 하나는 바로 ‘사우나’다.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핀란드에서 사우나는 생활 그 자체이며, 정체성의 일부다.핀란드 전역에는 약 330만 개 이상의 사우나가 존재한다. 이는 인구 수가 약 550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거의 모든 국민이 자신만의 사우나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사우나는 아파트 단지, 별장, 회사 건물, 공공수영장, 학교는 물론이고, 고급 레스토랑이나 기차, 심지어 국회의사당 안에도 설치되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집에 욕조는 없어도 사우나는 갖추고 있다.사우나는 단순한 땀 배출의 수단이 아니다. 핀란드인들에게 사우나는 삶의 리듬을 조절하는 일종의 ‘성소(聖所.. 2025. 6. 9. 죽은 자와 식사하는 날 – 멕시코 ‘디오스 데 로스 무에르토스’ 죽은 자와 다시 만나는 축제, 디오스 데 로스 무에르토스란?죽음은 슬픔과 이별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멕시코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디오스 데 로스 무에르토스(Día de los Muertos)', 즉 '죽은 자들의 날'은 해마다 11월 1일과 2일에 걸쳐 열리는 멕시코의 전통 축제다. 이 기간 동안 사람들은 죽은 가족과 친구들이 이승으로 돌아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믿는다. 이들은 결코 멀리 떠난 존재가 아니라, 해마다 돌아와 우리 곁에서 함께 웃고 먹고 노는 존재다.디오스 데 로스 무에르토스는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멕시코 사람들의 삶의 철학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문화현상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의 순환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이 축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축제는 .. 2025. 6. 8. 이전 1 2 3 다음